이렇게 쓰인 질문을 넘기며

사실 모임 장소는

경기도민이 아니라면

조금 먼 곳입니다.

단순히 재미나 따스함을 위해

방문하기는 어려우실지도 모르겠어요.

굳이 구리시에서 하는 이유는

순전히 이곳을 방문했을 때

제 마음이 좋았기 때문인데요,

공간을 알아보려고

슬로우 익스프레스를 방문했던 날에

사장님께서 동네 투어를 조금 해주셨어요.

사장님은 구리시를 아주 사랑해서

이 가게를 차리셨다고 해요.

사장님은 주변 가게 분들과

이것저것 나누며 지내시더라고요.

(저는 정신 차려보니

근처 서점 사장님과

인사하게 되었고요...)

근데 그게 되게 좋았어요.

어딘가에 방문했을 때 또 가고 싶다!

하는 느낌은 어딘지 헐랭하고

따뜻한 느낌에서,

내가 뭘 엄청 잘하지 않아도

세상이 그럭저럭 친절하구나

하는 감각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저는 동네를 잘 모르는 사람이었는데도

사람들이 서로 챙겨주는 모습을 보니까

사는 덴 이런 게 필요하지 않나?

내가 너무 댓가를 주고받는 것에

익숙해진 채로 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 오래 살아 그런지,

사회성이 그리 높지 않아 그런지,

조건 없는 선의들을 보면

어떻게 저러나, 의문이 생기다가도

나도 배우고 싶고 자꾸 마음이 동해서

어떻게든 같이 낑겨서

어울리고 싶더라고요...

처음부터 제가 받았던 느낌을

전부 느끼는 것은 어렵겠지만

만일 기꺼이 오게 되신다면

저와 비슷한 감각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슬로우 익스프레스에서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